해장을 하러 국밥집을 가는데, 해장술을 하게 되는 국밥집이 있다.
바로 서부 법원 근처에 위치한 그레이스 국밥이 그 주인공. 사실 걸어가긴 좀 걸리긴 하는데, 더운 날 땀 흘리며 가서 먹는 집이다. 그만큼 맛은 보장할 수 있다. 애오개역에서 걸어가도 되긴 한다.
예전에 백종원 골목식당 초기에 나왔던 소담길 끄트머리에 위치해있다. 주변에 은근히 오피스도 많다보니, 타이밍을 조금만 놓치면 한 15분은 기다려야 하니 서둘러 가던가, 아예 늦게 가던가 둘 중 하나 선택하길 추천.
예전에는 육개장 집이였나? 잘 기억이 안 나긴 하는데, 한 2-3년 전에 지금의 국밥집으로 바뀐 거 같다. 오전 10시 반부터 영업을 하시니, 서둘러 오는 게 더 나을지도. 이번 방문에는 한 10분 정도 앞에서 기다린 듯. 테이블이 그렇게 많지 않고 자리가 조금 좁은 편. 2인 기준 7~8개 정도 테이블이 있다. (혼밥 하러 오는 분들도 꽤 있어서 자리가 모자란 편)
맨날 메뉴판하고 제일 먼 자리 앉아서 제대로 찍은 적이 없는 듯. 국밥집인데도 불구하고 강릉 소주나 수제 맥주 등 어울리는 술인가 싶은 알코올들도 있다.
식사 메뉴는 국밥이나 정식뿐. 당연히 정식을 추천한다.
수육이나 육전도 맛있지만, 저기 같이 나오는 나물들이 환상적임. 고사리, 시래기, 곤드레 등 계절따라 나물 종류가 바뀌는데, 사장님께서 좋은 나물만 엄선해서 받아와서 무치는데도 정성을 많이 쏟으신다. 맨날 나물 좀 더 달라 그러는데, 종종 더 주시긴 함. 나중에 시간이 맞으면 2차로 저녁에 와서 술국에 수육이랑 한잔하고 싶다. 아무튼 우리는 정식과 안동소주를 주문했다.
오늘의 정식 구성은 수육, 육전, 곤드레, 고사리와 양배추 절임이다.
인당 수육 2점, 육전 2점하고 나물이 나오는데, 2인분씩 나눠서 동그란 접시에 담아주신다. 수육은 우선 잡내가 1도 없다. 국밥을 먹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국밥도 돼지 잡내 하나도 안 나고, 진하고 담백한 국물이다) 육전은 가게 들어가면 부치는 냄새 때문에 무조건 먹어야 된다는 생각밖에 안 들고, 당연히 맛있다. 계란옷도 과하지 않고 고기도 하나도 안 질김. 딱 맞는 시간 동안 부치시는지, 가서 먹을 때마다 미친 듯이 뜨겁지도 않고 한입에 바로 넣을 수 있다. 중간에 보이는 고추와 젓갈이 하나 있는데, 수육이나 육전에 살짝 얹어서 같이 소스 찍어서 먹으면 맛있다. 국밥집답게 기본으로 나오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도 당연히 맛있음. (모든 재료가 다 국내산이다) 나물은 먼저 말한 것처럼 따로 말할 필요 없이 맛있다.
국밥은 수육과 동일한 고기와 부추가 들어간다. 다른 재료는 없음. 두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 정성들여 끓인 덕일까, 잡내 하나 없다. 먹어보면 우아한 맛이 뭔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새우젓, 다대기, 들깨가루 등일 제공되는데 새우젓으로 간만 살짝 하고 먹는 걸 추천한다. 소면 사리도 나오는데, 더 달라고 하면 더 주시더라.
좀 멀다 보니 자주 가지는 못 하지만, 갈 때마다 만족스레 먹고 돌아온다. 맛집 인정!
맛 : ★★★★★
가성비 : ★★
재방문 의사 : ★★★★
본 포스팅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술과 맛'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포라베니체/하와이안] 하와이에서 온 식당, "프롬하와이" (1) | 2022.09.27 |
---|---|
[김포운양동/통닭] 새로 생긴 통닭집 방문기, "1번지 통닭" (1) | 2022.09.20 |
[마포/대흥역/참치] 혼마구로 한판을 이 가격에, "참치한판" (0) | 2022.09.17 |
[삼각지/대구탕] 대구탕 골목의 찐, "원대구탕" (2) | 2022.09.15 |
[공덕역/보쌈] 메뉴가 단 1개, "영광보쌈" (1) | 2022.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