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결혼식이 있어 간 김에, 그 맛있다는 수원의 갈비를 먹어보자 마음먹음.
행궁도 다녀오고, 성곽길도 걷다 느지막이 가야지 하고 찾아간 원래 목표 명O갈비. 7시 반인데 줄이... 2층에서 1층을 넘어 길을 따라 쭉 서있다. 영업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빠른 포기와 함께 2번 목표 리틀O갈비를 열심히 걸어갔다. 여기는 고기가 다 팔렸다네...? 그렇게 해서 아직 문 연 고깃집을 찾다가 가게 된 이곳, "우돈".
고기의 퀄리티가 너무나 좋아 반해버린, 글을 쓰는 지금도 이날 먹은 갈비본살이 생각나는 곳. "우돈"을 소개한다.
위에 말한 것처럼, 헤매다 8시가 넘어 지쳐서 들어간 곳. (사실 천안에서 석갈비를 먹어보고, 비슷한 형태의 물갈비가 꼭 먹어보고 싶었다) 그냥 가게 이름처럼 소도 팔고, 돼지도 파네. 1kg 세트가 있는 걸 보고는, 가족 손님이 주겠구나 싶었음. 메뉴판을 보고 느낀 점은, 판매 단위가 200g, 아니 아직도 이런 곳이 있어? 200g 기준이라고 해도 가격이 비싸지가 않네? 어떻게 이 가격에 팔지?라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음.
그래도 이 중에 뭐가 맛있을까 열심히 메뉴판을 뜯어보고 시킨 갈비본살. 사실 필자의 가족은 등심이나 부채살 이런 거 안 좋아하고 갈비살을 좋아하는데, 흔히 접하는 갈비살은 갈비늑간살인걸로 보였음.
그래서 조금이라도 비싸면 더 맛있겠지 하고 시킨 갈비본살. (후회하지 않음. 강력추천)
우선 일반적인 갈비살과 다르게 네모난 큐브 모양이다. 굽는 모습을 보면 생각보다 두께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결대로 썬 고기가 맛있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인데, 이렇게 썰었는데도 맛있을 수 있는 거지? 하고 신기하게 생각. 근데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듯 때깔이 장난 아님. 맛없으면 혼나는 비주얼이었다. 숯불 위에 순식간에 후다닥 익혀주고, 육즙을 잘 가둬(그럴 거다) 구워서 입으로 직행. 평소 먹던 갈비살보다 더 부드럽다. 사실 갈비살은 조금 씹는 맛이 있어야 더 맛있다고 느껴지는데, 부드러우면서도 육즙이 쫙 퍼지는게 갈비살도 이런 맛을 낼 수 있구나 싶었다.
배고픈 우리 부부 뱃속으로 2인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두 번째 주문은 안창살이다.
안창살은 흔히 생고기로 만나기 쉽지 않다. 보통 양념된 채로 접선하는데, 이곳은 생고기인 데다가, 갈비본살이 너무 맛있었던 관계로 당연히 먹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홀린 듯이 주문. 피곤한데 술도 조금 들어가고, 폰이 배터리가 다돼서 찍지 못했다. (매우 멍청, 된장찌개부터 다 와이프 폰으로 찍었다) 안창살은 갈비살이나 살치살 같은 다른 부위에 비해 조금 질기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곳의 안창살은 평소에 먹던 갈비살 수준의 식감. 맛이야 당연히 없을 수 없지. 중간중간 지방결을 보라. 맛있어라 맛있어라 주문을 외운 거다.
맛있게 고기를 먹었으면, 된장찌개를 먹어야 인지상정. (옆 테이블에 엄청 큰 된장 전골이 올라가 있길래 맛있겠다 싶어서 3천 원짜리 후식 된장찌개를 시켰다)
응? 근데 옆 테이블 먹는 전골이 나오네...? 고기 값도 미쳤는데, 이만한 퀄리티의 된장 전골을 후식으로 주시면 남는 게 있으신 겁니까?
아무튼, 먹어야지. 지금 포스팅하면서 생각해보면, 된장찌개도 미쳤다 수준으로 맛있음. 적당한 짠맛과 매운맛이 어우러졌는데, 두부, 애호박, 양파 등등 부재료도 아끼지 않고 넣었다. 와이프 밥 안 먹는다더니 결국 세 숟가락 뺏어감. 밥도둑 맞다.
너무 고기 위주로 적다 보니, 설명이 빠졌는데, 기본적인 밑반찬(파절이, 샐러드, 장아찌 등) 또한 높은 수준이었고, 샐러드 바에는 요즘 같은 시기에 상추와 깻잎, 고추 등이 무제한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냉커피와 매실차 등도 구비 완료. 서두에 적은 것처럼 가족 손님이 많았는데, 이 정도 가격에 요만큼 높은 수준의 맛이라면 충분히 같이 올만함! 어쩌다 보니 방문한 가게였지만 최근에 갔던 고깃집 중에 최고인 듯. (진포갈비는 돼지니까... 소 중에 최고)
수원을 올 일이 자주 없겠지만, 나중에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음.
아 위치를 빼먹었다. 장안문에서 북쪽으로 조금 가다 왼쪽으로 꺽으면 나온다.
맛 : ★★★★★
가성비 : ★★★★
재방문 의사 : ★★★★★
본 포스팅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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