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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맛

[남대문/삼겹살] 선선한 날엔, "맛있는 삼겹살"

날도 선선하고, 약속한 친구들이 모두 시청 근처 일하길래, 눈여겨보던 삼겹살 집을 가기로 결정(물론 나 혼자 보던 가게다). 

특이한 초벌과 선선한 야외 자리가 일품인 "맛있는 삼겹살"이다.

정말 가게 이름이 맛있는 삼겹살이고, 이름 그대로 맛도 있다. 

맛있는 삼겹살 간판

가게는 정말 조그맣다. 옆에 작은 안쪽 자리 점포도 하나 더 하신 듯. 사진에 보이는 길목 따라서 야외 자리가 5개 정도 설치되어 있다. 요즘처럼 그늘에 있으면 바람도 불고 선선한 날 가기엔 딱. 물론 나름 장사가 잘되는 곳이라 예약 없이 자리를 잡으려면 6시 전에는 가야 하는 듯. (5시 48분 마지막 자리를 반대편에서 오던 분들보다 한 걸음 빠르게 겟)

위치는 남대문 시장 뒷골목이다.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 지도를 봐도 조금 애매하게 나오는데 그냥 건물 벽 따라 한바퀴 돌다 보면 보임. 시청역에서 와도 가깝고 회현역에서 와도 가깝다. 나는 그날 마포에서 걸어갔다.(다이어트는 죽을 때까지 하는거다)

자리에 앉자마자 예약 손님들 몰려오는 걸 보고 주문이 밀려서 늦게 먹을까 봐 주문부터 후다닥. 메뉴판도 단출하니 고민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메뉴판

메뉴는 삼겹살이나 고추장 삼겹살 둘 뿐. 술도 단순하다. 소주, 맥주, 청하, 막걸리 끝. 고민할 필요 없이 생고기부터 먹는 거다. 삼겹살 3인분 주세요 사장님!

물론 고추장이 좀 더 맛있더라. 그래도 생고기부터 먹는거다. 

상차림

정겨운 편의점 테이블에 파절이, 파김치, 배추김치, 무말랭이를 깔아주시고, 쌈도 넉넉하게 주신다. 같이 나오는 특제 쌈장은 쌈 싸 먹을 때든 고기만 찍어 먹을 때든 다 맛있다. 개인적으론 파김치 강추. 그리고 고기를 초벌 해주다 보니,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 저 콩나물 국이 기막히다. 소주가 술술 넘어간다. 칼칼하면서도 목을 때리는 불편한 매운맛이 없다. 

삼겹살 3인분

여기는 초벌을 조금 특이하게 강력한 식당 가스불 위에서 프라이팬에 구워주신다.

처음 봤을 땐 다들 신기. 아니 보통 초벌은 짚불 같은 거 아닌가? 

그렇다 해도 맛이 있으니 이 많은 사람들이 다니겠지. 3인분을 판 위에 넘치도록 갔다 주시는데, 살살 옮겨가면서 노릇노릇 익혀서 먹는다. 한 3-5분 정도 더 구우면 된다. 부지런히 뒤집고 옮기길 추천. 어릴 때 할머니집 가면 할머니가 부엌에서 고기 구워주시던 맛이랄까? 기름기가 많으면서도 부드러운 맛. 구워주는 분은 젊은 남직원인데, 할머니 맛 난다고 하면 혼나려나. 

아무튼 이날도 술 많이 마셨다. 그런 날의 특징은 먹다 보면 사진 찍는 걸 까먹는다. 더 맛있었다는 고추장 삼겹살 사진이 없다. 죄송할 따름. 이날 셋이서 삼겹살 6인분, 고추장 삼겹살 3인분 먹고 배불러서 볶음밥 못 먹고 2차를 가버렸다. 아직 블로거 덜 된 듯. 몇 달째 이러는 것인가. 

선선한 날, 웅성웅성 소란 소란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방문해서 고기 한점 하시길. 


맛 : ★★★★

가성비 : ★★★★

재방문 의사 : ★★★★

 

본 포스팅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