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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맛

[김포운양동/양대창] 왜 여기 숨어있니, "윤미각 29공방"

오늘은 오랜만에 집 앞에서 먹은 곱창 가게를 포스팅. 

원래 곱창을 어마어마하게 좋아하는 나이지만, 살 빼라는 와이프의 특명이 있기 때문에 월 1회 한정된 기회를 얻고 있다. 그러던 와중 10월의 찬스를 쓰러 간 곳. 가고 싶긴 했지만, 사람이 꽉 차 있거나, 와이프가 곱창이 안 당긴다 그래서 못 먹던 가게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입구 사진을 못 찍었다)

아직 공사장으로 가벽이 서 있는 쪽에 있다 보니 지나가면서 잘 보이지 않는다. 편의점 따라 슥 들어가면 바로 나오니 헤매지 말자. 

윤미각 나베 공방이라고, 이랜드 아파트 쪽에 하나 있는데, 같은 분이 하시는 듯? 거긴 나베, 여긴 양대창. 가게에 들어가면 잘 정돈된 테이블과 조명, 오픈 키친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뉴판

내 맘에 쏙 드는 한장으로 끝나는 메뉴판.

크게 고민할 내용이 없어 더 좋았다. 밥도 먹어야 하니, 우리는 안주세트로. 양대창 집에서 500g + 짜글이에 저 가격이면 조금 비싼 편이지만, 극악하진 않다. 어차피 곱창(양대창) 집 간 이상 10만 원은 쓴다 생각하자. 이곳은 특이하게 "홍창"이 있다. 사실 일반적인 곱창집에선 잘 내놓지 않는 메뉴다. (내가 다녀본 수많은 곱창집 중에 파는 곳 2번째다 여기가) 손질을 하기도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데다가, 양 자체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홍창이 있단 사실 하나만으로 기대 만발.

기본 상차림

왼쪽부터 피클, 유자 샐러드, 염통 구이, 상추 겉절이랑 물김치다. 들어갈 때 주방장님께서 너무 느낌 있어 보여 맛있을 것 같다란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밑반찬들이 이렇게 맛있을 수가! 오랜만에 느낌표다 정말. 샐러드 자체도 드레싱이 너무 세지 않고 잘 어울리고, 대부분 간이 강하지 않고 곁들여 먹을 수 있기 적당하다. 그중에서 술맛을 돋우는 용도인 저 염통 구이가 너무 맛있다. 잡내도 안 나고 정말 딱 맞게 익혀 나와서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입을 즐겁게 해 준다. 결론은 저거만으로 거의 한 병 마셨다. 

얹자마자, 그리고 컷팅 후 

초벌 후에 약간 달달한 간장 베이스 양념이 발라진 채로 나온다. 2인분이지만 생각보다 양이 좀 된다. 바로 화로에 올려주셔서 얼마나 많은질 찍지 못했다. 올라간 채로 살짝 더 익힌 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구워주신다. 그 후엔 슥슥 뒤집어 가며 너무 타지 않게 잘 익혀준다. 위에 판이 금방 타기 때문에 가운데선 살짝 익히고 바로 가장자리로 빼서 약한 불에 은은히 익혀보자. 

먹는데 집중하느라, 하나하나 나눠 찍지 못 했는데, 동그랗게 말려 나오는 게 대창, 두꺼운 네모 모양이 양, 얇으면서 조금 삐뚤빼뚤한 모양이 홍창이다.

대창은 당연히 기름진 맛의 끝판왕. 껍질? 부위가 너무 질기면 느끼한 맛 후에 타이어 씹는 느낌이라 별로인데, 적당히 연육이 잘 돼있어 기름진 속이 씹히면서 같이 분해되어 목구멍으로 넘어감. 양은 약간 두 겹으로 된 거 같은 느낌이라 다른 부위들보다는 조금 더 씹는 맛이 있음. 약간 입 속에서 전복 회 오도독의 6~70% 느낌. 마지막으로 홍창은, 양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홍창은 쉽게 먹기 힘든 부위라, 간단히 설명하면 양도 비싼 부윈데 더 비싼 맛이 난다고 이해하면 될 듯. 더 부드럽고 더 고소하고, 술이 더 잘 들어감. 

오랜만에 비싼거 먹는다고 그래도 천천히 정성을 다해 구워가며 먹었다. (아 사진 찍은 양의 절반 정도가 더 있는데, 그건 각자 구워 먹으면 된다. 첨에 구워주실 때 잘 익혀놓길) 

그러다 보니 가져다 주신 소고기 짜글이. 

소고기 짜글이

된장 베이스에 다진 소고기와 두부, 버섯, 양파, 호박 등등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주심. 팔팔 끓어서 나오는데, 양대창이 남았을 때 가져다주셔서 조금 졸았다. 센스껏 다시 가져가서 육수 넣어서 끓여주심. 엄청 진한 된장 맛인데, 강된장이랑은 맛이 조금 다름. 한우집에서 먹는 된장 술밥에 좀 더 가까움. 그렇기에 우린 공깃밥 하나 시켜서 말아서 죽처럼 끓여 먹었다. 

 결론, 최근 먹었던 양대창 중에 제일 맛있다.(요즘 세광양대창 같은 부산식? 양대창 집들이 많이 생겼는데 좀 더 고급진 맛이다) 왜 여기 뒷골목에 숨어있는지 잘 모르겠음. 우리가 좀 일찍 간 편이라 먹다 보니 한 4-5 테이블 더 들어와서 시끌벅적해지긴 했다. (나베 공방은 길가에 있어서 잘 보이는데 여긴 왜?) 


맛 : ★★★★★

가성비 : ★★

재방문 의사 : ★★★★★ (좋은 일 있는 날 한잔하러 올거임)

 

본 포스팅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